구멍 뚫린 마음
릴라가 바로 이어 외쳤다. ***이 누구니. 엉? 누굴까 하고. 그건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었다. 그냥 비아냥 거리는 억양이었다.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분명. 그게 나라는 걸 알았다. 대답을 하고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을 했다. 갑자기 엄마, 아버지가 한꺼번에 보고 싶어졌다. 애들 앞에서 아, 이게 뭐지 하면서 화도 솟구쳐 올라왔다. 하지만 그 화는 아직 분노는 아니었던 것 같다. 네. 하면서 어정쩡하게 일어났다. 앞뒤 좌우에서 나를 쳐다보는 눈동자가 참 많이 부담스러웠다. 남고라 다행이었다는 생각은 대학생이 되고 한참을 지난 후 했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냥 싫었다. 아이들이 답답할 때, 말하기 싫을 때 툭 하고 내뱉은 대답, 그냥요 처럼. 수없이 많은 게 다 원인인데 딱 하나를 꼽..
나
2023. 4. 24. 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