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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은 태양도 늘어진 느릿한 오후에
옥타 비오 빠스를 눈 시리게 읽다가
붉은 깃발같이 홀로 나부끼는
옥탑 위의 빤스를 물끄러미 보면서
아주 오래전 즐거운 외상이
매캐한 연기처럼 코끝에서 피어올랐나 보다
숨소리 거칠게 기어오르던 하늘 끝 정원
뱀에 물린 날개 없는 다람쥐가 흐느낀다, 그때
동그란 세상 홀로 네모 속에 갇힌 듯 하늘 구멍으로
붉은 빤스보다 더욱더 부드러웠던 별빛 달빛이
뜨거운 구름이 되고 앙칼진 바람이 되고 눈가의 시가 되어
밤낮으로 풀죽처럼 뻑뻑한 가슴을 신나게 두들겼다
아픈 밤꽃이 살아있는 새벽 이슬로 널부러진 길목에서
가장 늦게 기어오르고 세상 먼저 굴러내려와 굳어 버리지 않은 채
지금, 웅장하게 뭉글거리는 하늘다람쥐 날아 뛰는 넉넉한 숲속에서
그 별빛이 그 달빛이 구름으로 바람으로 다시, 시로 원없이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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