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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습관의 차이

출근전 퇴고

by 지담티 2023. 10. 30.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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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쓴 글]

2019년 9월 19일 목요일. 평소에는 7시 알람에 일어난다. 물을 한잔 먹고 - 며칠 전부터는 따뜻한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몸이 확실히 가볍고 피곤함이 덜하다, 는 느낌이 든다 - 화장실로 간다. 양치질을 먼저 하고, 세수를 한다. 그리고 머리를 젖신다. 머리를 말리는 사이, 아내는 식탁에 아침을 올려 둔다. 메뉴 선정이다. 그러면 옷을 입고 나온 내가 뎊히거나, 튀기거나, 굽거나, 끓이거나 한다. 플레이팅이다. 그러는 동안 주방 옆 큰 아이 방에 들락거린다. 깨워주는 거다. 처음에는 이름을 부른다. 다음에는 어깨를 흔들어준다. 

 

며칠 전부터는 아침 공부를 하겠다며, 6시 10분에 깨워 달라한다. 10월 첫 주가 중간고사라고. 학원을 끊고 혼자 공부한 후 처음 보는 시험이다. 오늘이 사흘째다. 어제저녁에 늦게 자는 것 같던데, 오늘은 부르는 이름에 벌떡 일어난다. 잠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꿈틀거리는 시간이 줄었다. 일어나자마자, 바지 속으로 양손을 찔러 넣고 정수로로 향한다. 눈은 감은 채, 아침 인사를 건넨다. 목소리는 잠겼다. 자세히 들어야 한국말인 걸 알겠다. 어릴 적부터의  인사 습관이다. 기특하고 고맙다. 

 

내가 그랬듯 따듯한 물 한잔 먹으라는 나의 말은 안 듣는다. 냉수를 한 컵 가득 마신다. 여전히 같은 자세로 화장실로 향한다. 큰아이 씻는 시간은 보통 5분 남짓. 방으로 들어갈 때에 서야 양손이 바깥으로 나와 흔들거린다. 교복을 입는다. 9월 들어 가장 기온이 낮은 오늘 - 출근할 때 계기판 온도는 15도였다 - 은 교복 재킷까지 챙겨 입었다. 짐짓 출근하는 사회 초년생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챙겨 입고 아내와 내가 차려 준 아침밥을 먹는다. 7시 40분쯤 전후로 보통 10분 정도 걸린다. 다시 욕실로 들어가 양치질을 한다. 3분 정도. 어릴 때부터의 식사 후 습관이다. 어떨 때는 양치 때문에 늦기도 한다. 그런 후 미리 꺼내 놓은 가방을 챙긴다. 바로 어깨에 메는 날도 있지만, 자주 가장 주변에 서서 멍하게 서성이기도 한다. 아마, 이제 막 회전하기 시작하는 머릿속을 정리 중일 거다.  그렇게 몇 가지 책을 챙겨 넣었다 뺏다를 한다. 

 

며칠 전부터는 이 모든 루틴이 6시 10분부터 시작되었다. 50분이 빨라진 거다. 아침의 여유는 이 시간에서 시작된다. 아침을 세팅하고도 출근 준비 할 시간까지 30분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 어제부터 그 시간에 복근 운동을 한다. 아주 간단하게 10분 정도. 배에 복근이 생긴 다기 보다 힘이 들어가니 든든하다. 서있어도 걸어도 중심이 잡히는 느낌이다. 그러는 동안 큰아이는 책상에서 아침 공부를 한다. 

 

오늘은 교복을 다 챙겨 입고, 노트북에서 교사의 역사 – 숙제란다 – 에 대해 찾아보다, 졸다 한다. 복근 운동을 한 뒤 씻는다. 옷을 챙겨 입고 식탁에 앉는다. 휴대폰으로 오늘 날씨, 뉴스를 챙겨본다. 그럴 즈음, 7시 20분 전후가 된다. 25분쯤 큰아이를 부른다. 부르는 소리에 작은 아이가 거실로 나온다. 그리고는 안방 화장실로 간다. 나는 큰아이와 같이 아침을 먹는다. 작은 아이는 가끔은 같이 먹지만, 보통은 혼자 먹고 식탁을 정리한다. 

 

8시 10분쯤 집에서 나선다. 아침 먹는 속도는 내가 2배 빠르다. 양은 큰아이가 2배 많다. 큰아이가 아침을 마무리하는 사이, 나는 유산균과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 그리고 큰아이 밥그릇 앞에 유산균을 가져다 놓는다. 두 번중에 한 번은 챙겨 먹고 일어난다. 다 먹고 나서 큰아이는 양치질을 하고 나는 도시락 가방을 들고 기다린다. 40분 전후이다. 이때 안방에서 아내가 준비를 마치고 나온다. 큰아이 시험이 끝나도 이 시간에 일어나 움직여 보자.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며칠 전 아내가 우리 넷 톡방에 체크리스트를 하나 공유했다. '인생을 바꾸는 습관의 차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비교한 게 흥미롭네 하면서 나는 몇 가지나 되지 하고 있는 동안, 멀리 있는 아드님이 현재 6개 진행 중~ 이라며 바로 대답을 했다. 평소의 대답 속도로 보면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이럴 땐 보통 그 6가지가 자신 있을 때다. 

 

아래 원문은 마흔 후반의 기록이다. 오십대가 된 지금도 아침의 루틴은 비슷하다. 하지만 지금 하루하루의 뼈대가 된 몇 가지 중요한 시작점이 바로 4년 전, 이 기록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나만 아는 그 시작점말이다. 먼저, 아침 공복에 일어나하는 두 가지가 그 무렵부터 시작되었다. (물)양치 먼저 하고 따듯한 물 마시기. 그 덕에 차를 즐겨 마시게 되었고, 자동으로 물을 끓여주는 차 전용 포터를 구입해서 아주 잘 쓰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시작 하나. 바로 나의 아침이 길어졌다는 거다. 지금은 자연스러워졌지만 자리 잡는데 4년이란 시간이 걸린 거다. 조금 일찍, 조금 더 일찍 하다가 지금처럼 주중에 4시 무렵에 일어나게 된 게 이제 1년이 넘어간다. 출근하기 3시간 이상전에 일어나는 덕분에 쓰고 읽고 이런저런 준비도 확인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건 덤이다. 

 

이 두 가지 아침 루틴이 습관이 된 출발점이 4년 전 기록이라는 걸 발견하고는 새삼 기록의 중요성을 스스로 한번 더 다짐하게 된다. 얼굴에, 목에, 손에 만들어지는 주름은 습관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주름만 신경 쓸 일이 아닌 것 같다. 인생의 수많은 주름 속에 좋은 습관, 건강한 습관이 되는 주름을 찾아 더 깊게, 선명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궁리를 하는 것도 오늘 하루를 더 길게,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재미가 아닐까. 

 

 

 


 

 

[원문] 2019년 0919(목)아침에 여유가 생기는 이유 

평소에는 7시 알람에 일어난다. 물을 한잔 먹고 – 며칠 전부터는 따뜻한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몸이 확실히 가볍고 피곤함이 덜하다, 는 느낌이 든다 – 화장실로 간다.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한 뒤 머리를 감는다. 머리를 말리는 사이, 아내는 식탁에 그날 아침 먹거리를 준비한다. 셋팅이다. 옷을 입고 나오면 셋팅되어 있는 먹거리를 덮히거나, 튀기거나, 굽거나, 국물을 붓거나 해서 완성하는 건 내 몫이다. 시리얼, 모닝빵도 자주 먹는다. 그러는 동안 큰아이방을 들락거리면서 깨워준다. 처음에는 소리로 나중에는 흔들어서. 그런데 며칠전부터는 아침공부를 하겠다며, 6시 10분에 깨워 달라한다. 10월 첫주가 중간고사다. 학원을 끊고 혼자 자습한 후 처음보는 시험이다. 오늘이 사흘째다. 어제 저녁에 늦게 자는 것 같더니, 오늘은 벌떡 일어났다. 여전히 얼굴은 잠이 그득하지만, 꿈틀거리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일어나자마자, 엉덩이에 양손을 찔러넣고 정수기로 향한다. 향하는 사이, 눈을 감은 채 잠긴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건넨다. 자세히 들으면 한국말이다. 어릴적부터의 인사습관이다. 기특하고 고맙다. 큰아이는 냉수를 한컵 마시고, 같은 자세로 욕실로 향한다. 보통 5분 정도 씻는다. 방으로 들어가서는 교복을 입는다. 9월 들어 가장 기온이 낮다고 하는 – 출근할 때 차량 온도는 15도였다 – 오늘에는 교복 자켓까지 입었다. 그리고는 밥을 먹는다. 보통 10분정도 걸린다. 7시 40분쯤 전후가 된다. 다시 욕실로 들어가 양치질을 한다. 보통 3분. 가방을 챙긴다. 가방을 쏙 들러메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가방 주변에서 멍하게 서성인다. 몇가지 책을 챙겨 넣었다 뺏다를 한다. 며칠전부터는 이 모든 루틴이 6시 10분부터 시작된다. 50분이 빨라진 거다. 아침의 여유는 이 시간에서 시작된다. 아침을 셋팅하고도 출근준비 할 시간까지 30분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 어제부터 그 시간에 복근운동을 한다. 아주 간단하게 10분 정도. 배에 복근이 생기다기 보다 힘이 들어가니 든든하다. 서있어도 걸어도 중심이 잡히는 느낌처럼 든든하다. 그러는 동안 큰아이는 책상에서 공부를 한다. 오늘은 교복을 다 챙겨입고, 노트북에서 교사의 역사 – 숙제란다 – 에 대해 찾아보다, 졸다 한다. 복근 운동을 한 뒤 씻는다. 옷을 챙겨입고 식탁에 앉는다. 휴대폰으로 오늘 날씨, 뉴스를 챙겨본다. 7시 20분 전후가 된다. 25분쯤 큰아이를 부른다. 부르는 소리에 작은 아이나 거실로 나온다. 그리고는 안방 욕실로 간다. 나는 큰아이와 같이 아침을 먹는다. 작은 아이는 가끔은 같이 먹지만, 보통은 혼자 먹고 식탁을 정리한다. 8시 10분쯤 집에서 나선다. 아침 먹는 속도는 내가 2배 빠르다. 양은 큰아이가 2배 많다. 큰아이가 아침을 마무리 하는 사이, 나는 유산균과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 그리고 큰아이 밥그릇 앞에 유산균을 가져다 놓는다. 두 번중에 한번은 챙겨먹고 일어난다. 다 먹고 나서 큰아이는 양치질을 하고 나는 도시락 가방을 들고 기다린다. 40분 전후이다. 이때 안방에서 아내가 준비를 마치고 나온다. 큰아이 시험이 끝나도 이 시간에 일어나 움직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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