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 지키기

맵단짠 인생

지담티 2023. 6. 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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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인생사에서 건강이 화두다. 하지만 요즘처럼 건강, 건강하는 시기도 드물지 싶다. 몸이 아파봐야 건강을 챙긴다. 인지상정이다. 언제까지나 쌩쌩하게 나는 잘 굴러갈 거라 생각한다. 착각인지 알면서도 그런다. 하지만 일어나고 앉을 때 몸이 다양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몸나이에 관계없이.

 

어제 골목을 지나가는 데 골목 양쪽에 앉아 오랜만의 봄볕을 받고 계시던 할머님들이 앉아 계셨다. 둘씩 둘씩 마주 보고. 그 광경 자체가 유쾌했다. 그 사이를 지나치다 내 귀에 들린 한 문장. 먹고 눕기만 하면 몸은 금방 망가지는가, 하모. 고향을 떠나 오신 지 얼마 전 이실까, 아니면 마음속에 고향이 오랫동안 남아 계시는 걸까. 

 

구수한 억양 속에는 평생을 몸이 익혀둔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러면서 참 맞는 말씀이시다 싶었다. 먹는 만큼 움직여도 이런저런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가만히 보면 몸나이에 관계없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과 몸을 나쁘게 만들 수 있는 먹거리 간의 지루한 전쟁이 아닐까 싶어 진다.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지만 아주 깨끗한 물이라도 그 속에 특정 성분이 특정 신체 조건과 만나면 담석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그런데 입으로 들어가는 것들이라는 게 가만히 들여다보면 세 가지 맛 중 하나다. 맵고, 달고, 짜고. 이 세 가지 맛이 자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때 우리는 보통 '맛이 없다'라고 한다. 유기농 건강식이, 병원밥이 맛이 없다고 느끼는 이유다.   

 

쓰디쓴 알코올 조차 입안에서는 달아지고 속에 열불 나는 매콤함으로 버티고, 혀가 얼얼한 달콤함으로 잊고,  짭조름함에 백기를 드는 건 인지상정 일지도 모른다. 바쁜 일정속에 빠른 음식들로 한 끼를 해결하고, 오늘은 이래서 어제는 저래서 맵단짠의 유혹에 졌다, 이겼다가 반복되는 하루가 더해 진다.   

 

오~ 아~ 맛있네는 맵단짠의 아름다운 조화다. 그 결과가 몸에도 아름다우려면 자기 신체를 알고 적당한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는 노력뿐이지 싶다. 유병 장수의 시대에 우리에게 남은 과제이지 싶다. 병원에서 잠깐 앉아만 있어 봐도 알게 된다. 환자로 살 지, 환자처럼 살 지를 결정하는 거라는 것을. 평생 학습 주제가 절제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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