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너 괜찮아?

지담티 2024. 1. 1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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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눈이 오늘은 비로 내린다

눈은 눈에서만 내리지만 비는 귀에서도 내린다

비는 원래 소리가 없는데도, 

비는 그 자체로 그냥 비일 뿐인데도.

 

 

우리집을 뚫고 지나 위아래를 이어주는 숨어 있는 플라스틱 배관, 곧게 뻗다 휘다 다시 무한히 뻗을 것 같은 가스 배관, 하염없이 제자리에 붙들려 돌아가는 양철 환기구, 봄, 여름, 가을이 다 떨어진 앙상한 왕벚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가지, 과꽃 줄기.

 

 

주인의 엉덩이 온기가 그리운 버려진 녹슨 폐자전거, 깊게 패인 지하 세계의 출입구를 막아 놓은 보드라운 헝겊, 노란 국화 꽃 앞집과 빨간머리 앤의 파란 뒷집 담벼락위 조르륵 양철 물받이, 그 아래서 살며시 내민 새하얀 손바닥.  

 

 

온 세상을 똑똑똑. 흔들며, 깨우며, 말을 건다. 그렇게 강으로 들어가기 전, 바다에 다 모여 쉬기 전, 끝까지 말을 건다. 비슷한 물방울이 물방울과 서로 비비면서, 큰 물방울이 작은 물방울을 안아 담으면서, 작은 돌이 큰 돌을 거뜬히 넘으면서, 큰자갈이 작은 자갈을 엎으면서.

 

 

비로소 눈에 비는 귀에도 비가 된다. 

비 소리를 낸다. 온 세상을 아주 평등하고, 평화롭게. 

그렇게 비는 세상에게 안부를 묻는다.

 

괜찮아?

괜찮은 거지? 

 

비 소리덕에 뾰족하던 세상이 조금 더 동글동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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